안녕하세요 엘입니다.
드디어 세실까지 왔네요.
사실 세실이야기는 늘 가슴이 아프답니다.
세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필립공의 가족들이 세실의 죽음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살짝 느껴지기도 한다죠.
어쨌든 비극적인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그리스의 공주들...(12) 게오르기오스 1세의 손녀 : 케킬리아(세실)
그리스의 케킬리아
헤센 공비
헤센 대공의 후계자 게오르그 도나투스의 부인
Princess Cecilie of Greece and Denmark
( Πριγκίπισσα Καικιλία της Ελλάδας και Δανίας)
(22 June 1911 – 16 November 1937)
그리스식으로 케킬리아이며 아마 가족들은 영국식으로 세실이라고 불렀을 이 공주는 그리스의 안드레아스 왕자와 바텐베르크의 앨리스의 셋째딸입니다. 세실의 부모인 안드레아스 왕자와 앨리스 왕자비가 세실을 가졌을때 둘은 가장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을때입니다. 안드레아스 왕자는 육군 장교로 부임지로 가서 신병을 훈련시키는 일을 했으며 앨리스는 남편을 따라갔죠.
세실의 아버지와 백부들
왼쪽이 안드레아스 왕자이고 오른쪽이 니콜라오스 왕자입니다.
앉은 사람은 콘스탄티노스 1세
세실은 태어났을때부터 자매들중 제일 예쁜 아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앨리스가 딸들을 데리고 영국의 친정을 방문했을때 세실을 봤던 한 영국 귀족부인은 세실에 대해서 "가난한 남자의 딸이기에는 손색이 없다."라고 평할정도였습니다. (예쁘면 지참금 덜줘도 됩니다.) 또 세실은 안드레아스 왕자가 가장 사랑하는 딸이기도 했습니다. 세실은 어릴때부터 아버지를 많이 따랐고 이런 딸을 안드레아스 왕자는 예뻐한것이죠. 1차발칸전쟁이 일어나자 안드레아스 왕자는 군인으로 참전했고, 앨리스 왕자비는 야전병원을 꾸려서 전쟁터를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안드레아스 왕자의 딸들은 부모와 떨어져 지냈는데,하루는 아이들이 부모를 만나러 왔죠. 이때 세실은 배멀미를 해서 축 늘어져있었는데 아버지 안드레아스 왕자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아버지에게 달려갔다고 합니다. (이런 딸이었으니 얼마나 예뻤겠습니까)
소녀시절의 세실
그리스의 다른 왕족들처럼 세실도 가족들과 함께 파리에서 망명생활을 했고, 다른 가족들처럼 그리스를 그리워했습니다.
1929년 세실은 자매들중 가장 먼저 약혼을 발표합니다. 상대는 어머니의 사촌인 헤센 대공가의 후계자인 게오르그 도나투스였죠. 가까운 가족들간의 결혼은 가족들의 유대를 더 강화시킬수 있었기에 모두에게 환영받는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세실의 어머니인 앨리스는 병을 앓게 되었고 세실과 가족들이 함께 다름슈타트에 있을때 강제로 요양원으로 보내집니다.
1930년초 세실은 다름슈타트에서 게오르그 루드비히와 결혼합니다. 다름슈타트에서 결혼식때 인파가 너무 몰려서 신부와 신부 아버지가 탄 자동차는 사람에 막혀 나갈수가 없었고, 신부아버지가 보일때마다 사람들은 그에게 악수를 하려고 다투어 나갔다고 합니다. 세실의 외할머니이자 헤센 출신이었던 빅토리아는 대공가를 사랑하는 고향사람들을 보면서 무척이나 흐믓해했다고 합니다.
다른딸들의 결혼과 마찬가지로 세실이 결혼할때도 어머니 앨리스는 참석하지 못했는데, 세실은 결혼후 남편과 함께 어머니를 찾아갔다가 만나는것을 거절당합니다. 또 정기적으로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태어난 아이들의 사진을 보내주기도 했지만 이 역시 거부당하죠. (이때 앨리스는 자신을 요양원으로 강제로 보낸 가족들 모두를 용서할수 없어했기에 가족들과의 관계를 거의 끊다시피했습니다.)
세실의 남편
헤센의 게오르그 도나투스 (애칭 돈)
세실은 안드레아스 왕자가 가장 사랑한 딸이었기에 안드레아스 왕자는 딸들이 모두 결혼하고, 아들은 장모에게 맡긴후, 파리의 사교계에 될대로 되라는 식의 삶을 살고 있긴 했지만, 휴가때마다 필립을 데리고 세실의 집이자 아내의 외가이기도 했던 다름슈타트로 갔습니다.
앨리스가 병에서 회복하면서 다시 딸들과의 유대를 회복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외삼촌이자 세실의 시아버지인 헤센의 대공 루드비히의 장례식때는 직접 참석해서 가족들을 만나기도 했죠. 세실은 이런 어머니를 무척이나 좋아했으며 앨리스도 임신한 딸에게 해산전 함께 머물면서 그동안 만나기 거부했던 외손자들을 보기로 약속합니다.
1937년 세실의 시아버지인 헤센의 대공 에른스트 루드비히가 둘째아들의 결혼식 직전에 사망합니다. 이때문에 결혼식이 한달 연기되어서 그 다음달에 영국에서 열리기로 합니다. 세실은 외가에서 가족들 모두를 본다는 생각에 설렜으며, 외삼촌에게 "즐거운일로 만나는것"에 대해서 얼마나 들떠있는지 편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세실
결혼식 전날인 1937년 11월 16일.세실을 비롯한 헤센 대공가족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갑니다. 세실과 남편 게오르그 도나투스, 시어머니 엘레오노레가 세실의 두 아들인 알렉산더와 루드비히와 함께 가고 있었죠. 세실의 막내인 요한나는 너무 어려서 집에 남겨졌습니다. 그리고 세실은 이때 임신 8개월이었는데 세실의 어머니 앨리스는 병이 많이 호전되어서 세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세실을 찾아가 아이가 태어날때까지 머물려는 생각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은 이날 끝이 납니다. 비행기는 네덜란드에서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은 사망합니다. 영국에 있던 헤센의 루드비히는 조카 요한나를 빼고 모든 가족을 잃었고, 신랑신부는 사고 다음날 서둘러 결혼하고는 사고를 수습하러 네덜란드로 갑니다. (자세한 내용은 저의 앞쪽 포스트인 헤센 대공가의 비극...5.1937년의 비행기 추락사고를 참조해주세요)
세실의 두 아들
루드비히(큰아들,왼쪽)와 알렉산더
이 사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는데, 먼저 헤센 사람들은 대공의 장례식이 끝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머지 대공가 사람들 대부분이 사망해서 큰 충격을 받습니다. 대공의 관이 지났던 거리에 그 다음달에 대공가의 사람들 관 다섯개가 지나가게 되죠.
가족들에게도 충격이었는데, 필립공의 경우 학교에서 이 소식을 들었는데 그 순간에 대해서 후일 "평생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세실의 자매들 역시 충격받았는데 세실의 언니인 마르가리타는 세실의 장례식에 온 다 모이게 되자 "세실이 죽어서 가족을 다 모이게 해줬다"라고 슬퍼했습니다.
세실의 외할머니인 빅토리아 역시 이 사건을 잊지 않았으며, 후에 외손녀 소피아의 남편이 비행기 사고로 죽자 이때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하죠.
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들은 세실의 부모인 앨리스와 안드레아스였습니다. 둘은 사랑하는 딸을 잃었지만 대응방식은 달랐습니다. 가장사랑하는 딸 세실을 잃은 안드레아스 왕자는 슬픔으로 더 가족들과 떨어진 삶을 삽니다. 그동안은 그래도 딸들과 외손들을 만나기도 했고, 아들을 데리고 휴가를 같이 보내기도 했지만 세실이 죽은후에는 이런 가족관계를 모두 단절하죠. 그리고 니스에서 그냥 사교계에 몸을 맡기면서 하루하루를 즐기며 삽니다. 실제로 세실이 죽었을때 처제인 루이즈는 언니 앨리스보다 형부인 안드레아스를 더 걱정할정도였죠. 다른 가족들과는 다 연락을 끊었지만, 장모였던 빅토리아와는 편지를 주고받았던 안드레아스는 장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세실이 죽은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고통스럽다고 이야기합니다.
반면 앨리스는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전까지 앨리스는 자신을 요양원에 보낸 가족들을 용서하지 않았고 마음을 열어가고 있긴 했지만, 그때까지도 가족들과 함께하길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병의 증세도 가끔씩 나타나기도 했죠. 하지만 세실이 죽은후 앨리스는 다른 가족들도 이렇게 잃을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제 가족과 함께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합니다. 이런 결심은 앨리스가 자신의 병을 이겨내는데 매우 효과적이었으며 그후 앨리스는 자신의 병을 극복하게 됩니다. 앨리스의 회복에 대해서 앨리스의 담당의사였던 이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왕자비에게 첫번째 치유를 위한 충격은 그녀의 셋째딸의 죽음을 야기시킨 비행기 추락사고였다. 이것은 왕자비의 관심을 남편과 아이들에게 돌아오게 했다. 이 사고가 왕자비를 모든것으로부터 떨어져나갈것이라고 보였던 예상과는 다른것이다'
자료출처
1. Alice : Princess Andrew of Greece (Hugo Vikcers,2001)
2. 위키 피디어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역사이야기 > 그리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의 공주들...(14) 알렉산드로스 1세의 딸 알렉산드라 (0) | 2011.12.27 |
---|---|
그리스의 공주들....(13) 게오르기오스 1세의 손녀 : 소피아 (0) | 2011.12.20 |
그리스의 공주들...(11) 게오르기오스 1세의 손녀 : 테오도라 (0) | 2011.12.06 |
그리스의 공주들...(10) 게오르기오스 1세의 손녀 : 마르가리타 (0) | 2011.11.29 |
그리스의 공주들...(9)게오르기오스 1세의 손녀 : 마리나 (0) | 2011.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