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의 여성 왕위 계승자들...(3) 요크의 엘리자베스

안녕하세요 엘입니다.

 

제가 잉글랜드의 여성 왕위계승자들을 쓰면서 직접적으로 왕위에 오른 사람뿐만 아니라 왕위계승권을 전해준 사람들 이야기도 쓰고 있습니다. 사실 마틸다 황후나 레이디 마거릿 보퍼트 모두 아들이 국왕이 되었죠. 이번에 이야기할 요크의 엘리자베스도 그렇습니다. 헨리 8세는 아버지인 헨리 7세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그는 어머니로부터도 왕위계승권을 물려받았습니다.

 

잉글랜드의 여성 왕위 계승자들...(3) 요크의 엘리자베스

 

요크의 엘리자베스는 잉글랜드의 국왕인 에드워드 4세와 그의 부인인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큰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가 태어났을때는 장미전쟁이 거의 끝날 무렵으로 랭카스터 가문의 직계 남성 후계자들이 모두 단절 되었기에 요크가가 잉글랜드의 왕위를 이을것이라 믿는 시점이었죠.

 

에드워드 4세는 요크 공작 리처드와 그의 부인인 시슬리 네빌의 아들이었습니다. 재미난 것은 시슬리 네빌의 외조부모는 바로 랭카스터 공작 곤트의 존과 그의 세번째 부인인 캐서린 스윈포드였습니다. 결국 에드워드 4세 역시 랭카스터 가문의 후손이기도 했죠.

엘리자베스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원래 랭카스터 가문 가신의 부인이었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죽은후 에드워드 4세를 만났는데, 국왕에게 "저는 왕비가 되기에는 모자라지만, 정부로 남기에는 너무 넘칩니다"라는 말로 국왕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둘의 결혼이 정식으로 인정받는 결혼인지 아닌지는 의문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둘사이에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났고, 후계자가 태어나자 에드워드 4세와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결혼에 대해서 사람들은 더이상 의문을 갖지 않게 되죠.

 

 

에드워드4세와 엘리자베스 우드빌

 

 

1466년 태어난 엘리자베스는 3살이 되던 1469년 노섬벌랜드 백작 존 네빌의 아들이자 베드퍼드 공작이 되는 조지 네빌과 약혼합니다. 존 네빌은 엘리자베스의 친할머니였던 요크 공작부인 시슬리 네빌의 조카였습니다. 이때문에 존 네빌과 에드워드 4세는 사촌간이었고 조지 네빌과 엘리자베스는 육촌간이었죠. 존 네빌의형인 워윅백작 리처드 네빌은 "킹메이커"로 유명한 인물이었습니다. 조지 네빌과의 약혼은 네빌가의 반란으로 인해 실패합니다. 조지 네빌의 아버지인 노섬벌랜드 백작은 형인 워윅백작과 함께 요크가에 대해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했었습니다.

이후 1475년 엘리자베스는 프랑스의 도팽이었던 샤를과 약혼합니다만, 루이 11세는 1482년에 아들의 결혼약속을 파기합니다. (루이 11세는 아들인 도팽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막시밀리안 1세와 그의 부인인 마리 드 부르고뉴의 딸인 마르가레타와 결혼시키기 위해 이 결혼을 깬것입니다. 하지만 샤를 8세가 되는 도팽은 아버지의 뒤를 이은후, 브르타뉴의 상속녀였던 안과 결혼합니다.)

 

 

엘리자베스와 약혼하기로 되어있었던 프랑스의 샤를 8세

약혼이 깨진 다음해인 1483년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인 에드워드 4세가 사망하자 문제가 발생합니다. 엘리자베스의 동생들인 웨일즈 공 에드워드와 요크 공작 리처드는 어렸는데, 이때문에 숙부인 글로스터 공작이 섭정이 됩니다. 하지만 그는 더 큰 야심이 있었죠.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아이들을 데리고 웨스트민스터 성역권으로 도망갑니다만 리처드에게 결국 아들들을 내줘야했죠. 그리고 왕자들은 런던탑에서 사라집니다.

왕자들이 사라진후 리처드는 형과 엘리자베스 우드빌과의 결혼이 정당하지 않았다고 발표했고, 아이들의 왕위계승권 역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스스로 국왕이 됩니다.

 

 

리처드3세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아들들은 모두 잃었지만, 딸들과 함께 성역권에서 안정이 보장되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그녀에게 접근하는것은 힘들었죠. 이런 엘리자베스 우드빌에게 한 여성이 접근합니다. 바로 레이디 마거릿 보퍼트였죠. 그녀는 자신의 아들인 헨리 튜더가 자신을 통해 랭카스터 가문의 왕위계승권을 이어받기는 했지만, 그가 국왕이 된후 후손들에게 안전한 왕국을 물려주려면 내전을 종식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요크가의 계승권을 가진 신부를 맞이해야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죠.  반면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권력과 아들 모든것을 잃었고 자신의 왕비 지위마저 박탈당했었는데, 만약 딸이 왕비가 된다면 자신의 모든 권리를 다시 되찾을수 있을거라 여겼습니다. 둘은 헨리 튜더가 잉글랜드로 진격한후 엘리자베스와 결혼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헨리 튜더의 반란은 실패했으며, 그 반란에 가담했던 버킹엄 공작 헨리 스탯포드는 처형당합니다. (그는 이전에 리처드 3세의 가장 가까운 신하였습니다만, 레이디 마거릿 보퍼트의 회유를 받아 반란에 가담했습니다.) 음모의 주동자중 하나였던 레이디 마거릿 보퍼트는 사권박탈을 당한채 유폐되었죠.

이후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딸들을 데리고 성역권을 나옵니다. 왜 성역권을 나왔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많지만, 아마도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레이디 마거릿 보퍼트와 헨리 튜더가 가망이 없을것이라 여겼고, 차라리 딸들을 리처드의 궁정으로 보내는 편이 더 낫다고 여겼을수도 있습니다. 리처드가 어떻게 회유했건 적어도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목숨과 딸들의 궁정 내 지위는 보장받은듯합니다. 성역권에서 나온후 엘리자베스 우드빌은 작은 성에 유폐되었고, 반면 딸들은 숙부의 궁정에서 공주로써 지위를 보장받았습니다.

 

엘리자베스와 동생들이 궁정에 돌아온후, 곧 궁정과 나라에 리처드 3세가 자신의 아내인 앤을 죽이고 조카인 엘리자베스와 결혼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리처드 3세는 이를 부인했지만, 원래 아팠던 앤이 병으로 죽자 소문은 걷잡을수 없이 퍼져나갑니다. 사실 리처드 3세는 엘리자베스를 포르투갈로 시집보내고, 자신은 포르투갈 공주와 결혼하려고 했습니다.

 

리처드 3세가 엘리자베스와 결혼하려한다는 소문은 헨리 튜더의 잉글랜드 침공을 서둘게 만들었고, 결국 헨리 튜더는 1485년 8월 보스워스 평원 전투에서 리처드 3세를 패배시키고 잉글랜드의 왕위를 차지합니다. 그는 엘리자베스와 결혼으로 왕위를 얻은것이 아니라 "정복자"로 잉글랜드의 왕위를 얻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결혼전 즉위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 4세와 엘리자베스 우드빌의 결혼을 다시 정식으로 인정해서 요크의 엘리자베스가 적자신분을 인정받은후 결혼하죠.

 

 

요크의 엘리자베스와 헨리 7세

둘은 각각 요크가와 랭카스터 가문의 상징인 흰 장미와 빨간 장미를 들고 있죠.

 

헨리 7세와 엘리자베스 왕비는 꽤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했습니다. 왕비가 된후 엘리자베스는 그다지 나서지 못합니다. 왜냐면 헨리 7세의 어머니였던 레이디 마거릿 보퍼트가 정치에 강하게 개입하고 있었으며, 그녀는 엘리자베스 우드빌이나 엘리자베스 왕비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왕비는 남편에게 자신의 친인척들이나 하인들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부탁하고는 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헨리 7세와 엘리자베스 왕비 사이가 좋았다는 이야기의 증거가 되기도 하죠.

엘리자베스 왕비는 춤과 음악을 즐겼으며 주사위 놀이도 즐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레이하운드를 길렀고 아마도 사냥과 활쏘기 역시 즐겼으리라고 추측합니다.

 

엘리자베스 왕비는 아들인 아서가 아라곤의 캐서린과 결혼하는것을 봅니다만, 역시 아들이 죽는것도 지켜봐야했죠. 아들이 죽은후 엘리자베스 왕비는 임신을 합니다만, 1503년 아이를 낳다가 37살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캐서린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딸도 며칠 살지 못하죠.

엘리자베스 왕비가 죽은후 헨리 7세는 슬픔에 빠졌는데 그는 자주 홀로 있었으며 신하들 누구도 그에게 갈수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스페인과의 동맹을 위해 그는 곧 재혼을 시도합니다. 스페인쪽과 연관되는 여러 공주들과의 재혼을 추진했는데, 이 때문에 헨리 7세가 역시 과부가 된 며느리 캐서린과 재혼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왕비의 아들인 헨리 8세는 "정복자"인 아버지에게서 왕위를 물려받았습니다만, 아버지로부터 랭카스터가문의 왕위계승권을 어머니로부터는 요크가 왕위계승권을 물려받았습니다. 헨리 7세는 국왕이 된후 아내 엘리자베스 보다 높은 서열의 요크가 왕족들을 모두 없애버렸고 이때문에 결국 헨리8세는 랭카스터가와 요크가 모두의 왕위계승권을 물려받게 된것이죠.

 

 

국왕이나 왕비가 된 엘리자베스의 세자녀들

헨리 8세, 마거릿 튜더(스코틀랜드 왕비),메리 튜더(프랑스 왕비)

메리 튜더는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선조이고, 마거릿 튜더는 제임스1세의 선조입니다.

헨리 8세는 유명하시니....--;;;; (왜 어린시절 사진을 넣었냐면 신선해보이라고 말입니다...)

 

 

 

 

 

자료출처

1.Divorced,Beheaded,Survived (1996,K.Lindsey)

2.위키 피디어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