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이야기/헤센

바텐베르크의 앨리스 공녀의 결혼식 (부제:황제도 술주정을 한다)

엘아라 2011. 9. 2. 06:00

안녕하세요 엘입니다.

 

금요일인데 연재가 끝난것을 잊어버렸습니다.

몸이 피곤하니까 단순해진다죠..-0-;;;

원래는 마르소 장군 이야기로 돌아가야했으나--;; 책을 안 읽었습니다.=-=

다른 계획했던 글 역시 책을 안 읽었구요. -0-;;

 

그래서 결국 예전에 썼다 지웠던 글을 다시 올리겠습니다.=-=

 

이번 글은 필립공의 어머니인 안드레아스 왕자비 전기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재미난 에피소드 되겠습니다.=0=

 

그럼 짜르께서 술이 취해서 조카한테 한 만행--;;을 살펴보도록하겠습니다.

 

바텐베르크의 앨리스 공녀의 결혼식 (부제:황제도 술주정을 한다)

 

바텐베르크의 앨리스 공녀는 1903년 10월 그리스의 안드레아스 왕자와결혼한다. 둘은 에드워드7세의 대관식을 위해 왕족들이 모였을때 처음 만났는데, 대관식이 연기되는 바람에 할 일이 없어졌고, 시간을 때우다가 우연히 눈이 맞았다.  앨리스의 어머니인 빅토리아는 딸의 결혼을 반대했다. 나이도 어렸을뿐만 아니라, 귀천상혼한 가문 출신의 여성이 통치왕가로 시집갔을때 얼마나 힘들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앨리스는 결혼하겠다는 의지를 더욱더 확고히 했고, 아버지 루이스가 잠시 휴가를 내서 돌아와서 설득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빅토리아는 동생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황후에게 이 문제에 대해서 하소연했는데, 황후는 "그 애가 우리처럼 행복하다면 그만인걸요"라는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바텐베르크의 앨리스와 그리스의 안드레아스 왕자

  

 

앨리스 공녀의 외가인 다름슈타트에서 열린 결혼식은 1차대전전에 마지막으로 유럽 왕실가족들이 대부분 모인 자리였다. 신부인 앨리스 공녀는 빅토리아 여왕의 증손녀였으며, 러시아 황후의 조카였다. 신랑인 안드레아스 왕자는 덴마크 크리스티안9세의 손자이자 그리스 게오르기오스1세의 아들이었기에, 러시아 황제의 사촌이었고, 영국 왕비의 조카였다.

신부쪽 하객들은 이모들인 독일의 하인리히 왕자비(이레네), 러시아의 엘라대공비(엘리자베트),러시아의 알렉산드라황후(알릭스)의 가족들 모두가 참석했다. 엘라대공비는 자신의 양자와 양녀인 드미트리와 마리야를 데리고 왔는데, 둘은 신랑의 조카이기도 했다. (친어머니가 안드레아스 왕자 누나인 알렉산드라 공주입니다.) 그리고 베아트리스 공주는 딸인 에나를 데리고 왔으며(신부 숙모와 사촌, 에나는 후에 스페인 왕비), 바텐베르크 가문 사람들과 헤센 대공가 사람들 역시 모두 참석했다.

신랑쪽 하객은 그리스 왕가 전체와 신랑 이모인 뷔르템베르크 공작부인 (베라 여대공)이 참석했으며, 신랑 고모인 알렉산드라 왕비가 딸인 빅토리아 알렉산드라 공주를 데리고 참석했다. 에드워드7세는 직접 오지 않은 대신 축하 사절로 사돈인 테크의 공작을 보냈다. (테크 공작은 결혼식을 궁금해해서 닥달하는 부인에게 매일편지를 보냈다.)

왕족들은 작은 도시인 다름슈타트에서 휴가온것처럼 즐겁게 보냈다. 의전등을 생략한채 소탈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며, 다름슈타트 사람들은 왕족들이 마차를 타고 여기저기 놀러다니는 모습을 자주 봤다.

 

 

앨리스의 어머니와 이모들

왼쪽에서 이모 알렉산드라 황후,어머니 빅토리아,이모 엘라 대공비, 이모 이레네 왕자비  

 

결혼식은 세번치뤄졌는데, 먼저 시민예식이 치뤄졌으며,신부의 종교인 루터파식으로 한번 치뤄졌고, 신랑의 종교인 그리스 정교회식으로 또한번 치뤄졌다. 에드워드7세는 신부가 영국국민인것을 들어서 영국 대사관에서 결혼식을 한번 더 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신랑신부 모두 그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결혼식이 끝난후 시중드는 사람들 없이 하객들만 모여서 파티를 했다. 이 피로연은 무척이나 신났는데, 보는이가 없었기에 왕족들은 자신의 신분을 잠시 잊고 재미있게 놀았다. 신부 이모부인 하인리히 왕자는 흥에 겨워 소리를 질러댔고, 신랑 형인 게오르기오스 왕자는 신랑의 모자로 이모에게 장난을 쳤다. 베라 여대공은 이 장난을 신부 아버지의 친구가 한 짓이라 생각해서 그를 모자로 후려쳤으며, 알렉산드라 왕비는 여대공을 말렸다.

피로연 동안 신랑신부는 마차를 타고 다름슈타트를 돌면서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대공가를 사랑했던 다름슈타트 사람들은 현 대공의 조카이자 사랑했던 앨리스 대공비의 외손녀가 결혼하는데 열광했었을듯하다.)

 

 

앨리스의 외삼촌

헤센의 대공 에른스트 루드비히 

 

이때 술에 취한 신부 이모부이자 신랑 사촌인 러시아의 니콜라이2세는 신랑신부를 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매제가 나서는것을 본 짜르의 처남인 헤센의 대공은 짜르와 함께 동행한다. 짜르와 대공이 거리에 가서 신랑신부의 마차를 보려했는데 군중들의 인파때문에 뒤로 밀렸다. 그러자 러시아 비밀경찰과 헤센의 경찰들이 대공과 짜르를 위해 길을 터줬다.

술에 취한 짜르는 신랑 신부에게 액막이 쌀을 던지는 전통을 시행했다. 하지만 짜르는 쌀을 조금 던지는 대신 부대자루째로 신부에게 던졌다. -0-;;; 마차에서 이모부의 황당한 선물을 받은 신부는 우아하게 신발을 벗었다. 그리고 황당한 선물을 한 이모부를 향해 큰소리로 경고를 했다. 하지만 짜르는 이 소리를 듣지 못했다. 신랑신부의 마차가 지나간 자리에는 신발에 맞은 짜르가 어안이 벙벙한채 서있었고, 거리는 숨죽인 웃음소리만 들렸다.

 

 

 

앨리스의 이모와 이모부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황후와 러시아의 니콜라이2세.

 

자료출처

Alice : Princess Andrew of Greece

사진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