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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Au Bonheur des Dames (에밀 졸라)

엘아라 2013. 5. 12. 06:00

안녕하세요 엘입니다.


제가 드라마 파라다이스를 보고 필 받아서 에밀 졸라의 책인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질렀었습니다.

사실 제가 에밀 졸라 책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해피엔딩이 아니라서였거든요.

읽어본 책은 고작 나나와 목로주점밖에 없었습니다만..(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이 별로 없더라구요..아하하..)


하여튼 이 책을 읽으면서 에밀 졸라 책들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에밀 졸라 책 번역된것이 몇권없더라구요..ㅠ.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1

저자
에밀 졸라 지음
출판사
시공사 | 2012-03-19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에밀 졸라 일생의 역작 ‘루공-마카르’ 총서의 열한 번째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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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Au Bonheur des Dames (에밀 졸라)




에밀 졸라 

1902년


프랑스 소설가였던 에밀 졸라는 나폴레옹 3세 시대를 세밀하게 묘사한 소설 시리즈인 루공-마카르 시리즈를 발표했다고 합니다. 이 시리즈는 한 여성의 이부자녀들인 루공 집안 사람들과 마카르 집안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것으로 여러세대에 걸쳐서 이 여성의 후손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묘사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잘은 모르는데, 하여튼 이 시리즈의 특징중 하나가 나폴레옹 3세 시대를 잘 묘사한것이라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도 이 시리즈의 일부가 번역되어 출판되었는데 나나,목로주점 같은 작품은 유명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시리즈 전체가 번역되지는 않았습니다.



루공-마카르 시리즈의 가계도


BBC의 드라마 파라다이스의 원작인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루공-마카르 시리즈중 11번째로 나온 책입니다. 이 책은 10번째 책인 살림(Pot-Bouille)의 주인공인 옥타브 무레가 여전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입니다. 옥타브 무레 역시 루공-마르카 가문의 후손인데,옥타브 무레의 부모는 사촌간으로 아버지쪽으로 마르카 집안의 후손이며, 어머니쪽으로 루공 집안의 후손이었죠. 이 옥타브 무레가 첫번째 아내와 결혼해서 백화점을 얻게 되는 이야기가 10번째 책인 살림이며, 11번째 책인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은 홀아비가 된 옥타브 무레와 드니즈의 이야기입니다. 10번째 책인 살림도 번역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못 읽어봤습니다. (나머지 번역본들을 다 읽긴했습니다. 이번에 필받아서 말입니다.)



살림과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속표지


이 책은 자신 만만한 바람둥이이자 홀아비인 옥타브 무레가 나옵니다. 그는 파리에서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죠. 그의 백화점이 번창할수록 그 주변의 전통 상점들은 다 죽어가게 되죠.

책은 20살의 처녀인 드니즈 바뒤가 파리로 오면서 시작됩니다. 그녀는 부모를 잃고 어느정도 컸지만 누나에게 기대는 남동생과 아직 어린 남동생 둘과 함께 친척아저씨를 찾아오죠. 그녀의 친척아저씨 상점은 옥타브 무레의 백화점 때문에 점차 망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상가 모두가 마찬가지였죠.

드니즈는 먹고 살기 위해 백화점에 취직하기로 합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옥타브 무레를 처음 만나게 되죠. 옥타브 무레는 처음 드니즈가 매우 촌스러운 아가씨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금발 머리를 보고서는 왠지 다른 생각을 합니다.

소설은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백화점 점원들 사이는 매우 치열한 경쟁관계로 많이 파는 사람이 최고의 지위를 얻게 되는 시스템에서 점원들은 서로의 약점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거짓말이나 중상모략등을 서슴치 않죠. 또 백화점에 의해서 죽어가는 기존의 작은 상점들에 대한 묘사도 매우 치밀하게 나옵니다. 소상공인들이 어떻게 삶의 터전을 잃어가는지, 대량유통때문에 어떻게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그들의 몰락은 화려한 백화점의 묘사와 반대로 매우 비참하게 묘사되죠. 또 백화점에서의 여성들의 경쟁적 소비 역시 화려한 백화점의 묘사와 비교되게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드니즈의 사촌의 죽음

그녀는 약혼자가 있었지만, 백화점의 매력적인 여성에게 그를 뺏겼었고 비참하게 죽어갑니다.


순진한 처녀였던 드니즈는 이런 백화점에서 매우 힘들게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깨닫게 되죠. 바로 사장인 옥타브 무레에게 말입니다. 하지만 드니즈에게 이런 모든것은 너무나 힘든것이었죠. 치열한 백화점에서의 경쟁이라던가 사랑하는 남자때문에 친척들과 다정한 지인들의 비참하게 몰락하는 것등 이 모든것은 드니즈가 받아들이기 힘든것이었죠.

늘 여자에게 자신만만 옥타브 무레는 처음부터 드니즈에게 신경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다지 별 생각이 없었지만 그는 점차 드니즈에게 호감을 느낍니다. 그저 시골 여자라고만 생각했던 드니즈가 점차 아름다워지는것을 보고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겼을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찢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죠.  결국 그는 다른 여성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드니즈에게 다가갑니다. 


"순수한 사랑"을 원하는 드니즈에게 옥타브 무레의 방식은 너무나 이질적인것이었죠. 드니즈의 거부는 옥타브 무레를 당화하게 합니다. 이제 그는 가질수 없는 그녀에 대해 집착하기 시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얻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합니다. 결국 그는 드니즈의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하죠. 순수한 사랑을 원하는 드니즈를 얻기 위해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와 결혼하기로 결정하므로써 드니즈를 얻게 되는것으로 끝납니다.



옥타브 무레와 그의 정부 그리고 드니즈

정부(이름을 까먹었음...ㅠ.ㅠ)는 드니즈가 자신의 경쟁상대인것을 알고 옥타브 무레 앞에서 마구 모욕을 줍니다만 이미 드니즈한테 마음이 기운 옥타브 무레는 그녀와의 관계를 끊게 되죠.



사실 이 소설은 화려한 프랑스 백화점에 대한 상세한 묘사나 그에 대비되는 주변 소상공인들의 비참한 몰락도 매우 인상이 깊긴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이야 말로 드라마에 나오는 전형적인 "사장님(본부장님)-신입여사원"의 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옥타브 무레가 그날 번 돈을 책상에 쌓아놓고 드니즈를 불러 그 돈으로 그녀를 사려하는 장면은 마치 드라마에서 "얼마면 되겠어"라는 멘트가 어울릴듯한 장면이기까지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에밀 졸라가 진정으로 사랑한 캐릭터는 옥타브 무레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에밀 졸라 소설의 여성중 가장 이상적인 여성이라고 평가되는 여성인 드니즈 바뒤를 얻는 사람이 바로 옥타브 무레이기 때문이죠. 

드니즈는 매우 순진하면서도 도덕적 여성으로 그녀는 돈이나 다른 어떤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하지만 드니즈는 처음부터 옥타브 무레만을 사랑했으며 심지어는 옥타브 무레 때문에 친척과 다정한 지인들이 비참하게 몰락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가슴아파하면서도사랑하는 이에 대한 옹호를 잊지 않고 합니다. 후에 에밀 졸라는 딸에게 드니즈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였다고 하죠.

또 옥타브 무레는 이후 나오는 소설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인물로 나옵니다. 이를테면 루공-마카르 시리즈의 14번째 소설인 "작품"에서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작품의 주인공이 죽은뒤 그의 장례식에 두명의 친척이 나타나는데 그중 한명이 옥타브 무레인것이죠. 죽은이가 무일푼인것을 안 다른 친척은 이 의식을 귀찮아하면서 사라진 반면 옥타브 무레는 죽은이에 대한 예의를 깍듯이 갖추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다른 책은 읽어보질 않아서 말입니다..ㅠ.ㅠ)

예전에 작가들이 늘 총애하는 캐릭터가 하나씩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에밀 졸라는 이 옥타브 무레를 총애했을듯합니다.



딸인 드니즈와 아들인 자크와 함께 있는 에밀 졸라

사실 두 자녀는 아내와의 자녀가 아니라 정부였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입니다.

에밀 졸라는 27살이나 어렸던 가정부 잔느 로제로와의 사이에서 두명의 자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죽을때까지 아내인 알렉산드린과 이혼하지는 않았는데, 후에 그녀는 아이들을 에밀졸라의 친자로 인정해줬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헨델이나 비발디가 출생의 비밀을 써먹는것처럼 에밀 졸라는 신데렐라 이야기를 써먹는군요.ㅎㅎㅎㅎ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