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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와 나

엘아라 2009. 9. 26. 12:14

 

 

안녕하세요 엘입니다.

최근에 우울하여 멍하니 있었답니다.

뭐 삶이란 다 그런거겠죠..결국은 내년에도 백수라는..ㅠ.ㅠ

 

왕비와 나는 EBS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입니다.

내용은 이란 팔레비 왕가의 마지막 왕비인 "파라 왕비"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재미난것은 감독 역시 이란 출신의 망명자라는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그녀가 왕당파인것은 아니었죠. 도리어 그녀는 팔레비 왕가를 축출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입니다.

 

처음부터 보지 못했는데 그냥 아무생각없이 있다가 아는분이 다큐한다고 보라고 하셔서 가서 본것이라죠.^^*

 

감독은 초기에 이 다큐에서 축출당한 왕가 사람들에게 그들이 왜 떠나갈수 밖에 없었나나 아니면 왜 나라를 떠날수 밖에 없는 행동을 했나..에 대해 질문하고 싶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파라 왕비 개인에 대해서 점점 호의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기에 준비했던 수많은 질문들을 왕비에게 차마 하지 못하죠.

하지만 그녀의 의식이 변화가 없다는것을 보여주는것은 인터뷰내용이었습니다. 잡지와 인터뷰할때 여전히 파라 왕비의 남편을 "살인자"로 묘사하고, 파라 왕비에게 호의를 갖는 동시에 왕정때 비밀경찰에 의해 고문받았던 사람을 만나서 ,결국 유일한 진실은 그가 평생 고통받고 있다는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처음을 보지 못해서 감독이 처음에 무엇을 이야기하려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낀것은 결국 서로에게 반대를 했던 감독과 파라왕비는 고국인 이란을 그리워하면서 지내는 같은 입장이라는것입니다. 그리고 서로의 의견은 다르지만, 왕가가 축출되기전 이런식으로 대화가 있었다면 어쩌면 그런 피흘리는 혁명이 아니라 어느정도 서로를 이해할수 있었을것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물론 감독이 왕당파가 되는일은 없겠지만요.^^* (파라 왕비에 대해 호감을 보이면서도 비판하는 감독의 대사들이 보이거든요.)

 

재미난것은 파라왕비가 왜 이 감독에게 다큐를 허락했는가에 대한것입니다. 왕비도 감독의 정치적 성향을 알고 있거든요. 파라 왕비는 같은 처지(망명해서 고국에는 돌아 갈수 없는 입장)인 감독이 정치적 성향은 다르더라도 자신을 인간적으로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죠. 실제로 감독도 인간적인 면에서 파라왕비에게 무척이나 끌립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는 굉장히 민감했는데 가끔 "그냥 평범한 질문"인듯한 질문에서도 왕비가 민감하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아니면 내가 그래도 왕비인데 감히..라는 생각을 했을수도 있죠..ㅎㅎㅎ)

 

파라 왕비가 혁명으로 고국을 떠나오고, 딸을 잃었듯이 감독역시 혁명으로 고국을 떠나야했고 동생을 잃었죠. 서로 다른 정치적, 사회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하는것으로 결국 인간적으로 둘의 아픔을 이해한고 있다고 할까요. 딸의 무덤에서 울고 있는 파라 왕비를 보면서 울던 감독이나 감독이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던 파라 왕비의 모습을 보면서 저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망명왕족들의 삶에 대해서 관심이 조금 있었는데, 살아있는 망명왕족에 대해서는 처음 봤답니다.

그런데 ㅎㅎㅎ 망명왕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이런 내용을 이제는 반밖에 못믿겠어요..-0-;;;

헤센의 빅토리아나 앨리스 공주가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고 해도 왕족이라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무진장 호화롭게 살았던것처럼-0-;;;;; 망명왕족들은 저같은 평범한 사람과는 비교도 안될 경제적 여건이었다죠.

 

...다시한번 그래도 왕족이군-0-;;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나 살아있는 왕족은 적응이 잘 안되던 엘-0-;;;;;